메타버스에서도 유산은 생긴다, 그러나 법은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
2025년 현재, 사람들은 현실 세계 외에도 ‘디지털 공간’ 속에 자산을 보유한다.
대표적인 예가 메타버스 내 가상 부동산이다.
‘더 샌드박스’, ‘디센트럴랜드’, ‘제페토’ 등 다양한 메타버스 플랫폼에서는
현실 화폐로 가상 토지를 매입하고, 이를 임대하거나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며 실제 수익까지 창출할 수 있다.
이처럼 가상 공간의 자산이 현실 자산만큼의 경제적 가치를 갖게 되면서,
사망 이후 이를 어떻게 상속하거나 관리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문제는, 현행 법률은 이러한 ‘가상 부동산’이나 ‘메타버스 자산’을 유산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 글에서는
메타버스 자산이 법적으로 어떤 위치에 있는지,
사망 시 상속 처리는 가능한지,
상속을 위해 지금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등을 현행 제도와 실무 사례를 바탕으로 4단계 구조로 정리한다.
메타버스 자산, ‘가상’이지만 법적으로는 ‘유형 자산’
가상 부동산은 현실의 토지처럼 눈에 보이지 않지만, 법적으로는 명백한 자산으로 분류된다.
그 이유는 메타버스 내에서 거래되는 부동산 대부분이 NFT(대체불가토큰) 형태로 발행되기 때문이다.
NFT 기반의 가상 부동산 특징
고유한 소유권이 부여되어 블록체인에 기록됨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거래 가능 (ex. Opensea, Looks Rare 등)
이용자는 해당 자산을 임대하거나 광고, 이벤트 공간으로 활용해 수익화 가능
이처럼 소유권이 존재하고, 금전적 가치가 명확하며, 제삼자에게 양도 가능한 자산이기 때문에,
현행 민법 제1005조(상속 개시), 제1008조(재산 상속)에 따라 상속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NFT 기반 자산이
국내외 플랫폼에 흩어져 있고,
접근 방식이 매우 복잡하며,
디지털 지갑(메타마스크 등)의 개인 키 없이는 절대 접근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즉, 법적으로는 상속 대상이지만, 현실에서는 사실상 ‘접근 불가 유산’이 될 위험이 높다.
사망 이후, 가상 부동산은 어떻게 처리되는가?
현행법률상 가상 부동산 자체에 대한 상속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민법상의 ‘모든 재산적 권리’라는 표현에 따라,
NFT 자산, 메타버스 토지, 디지털 수익도 이론적으로는 상속 대상에 포함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한계와 문제가 발생한다.
문제 1: 소유 증명은 있는데, 접근이 불가능
NFT 자산은 디지털 지갑에 저장되며,
해당 지갑의 시드 구문(seed phrase) 또는 **개인 키(private key)**을 모르면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대부분 지갑은 사용자만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어
사망 시 키가 소실되면 자산도 영구 봉인됨
문제 2: 거래소 계정도 복잡한 절차 필요
거래소(예: 업비트, 바이낸스)에 보관된 메타버스 토지는
상속인이 사망 증빙서류와 계정 정보, 법원 명령을 제출해야 접근 가능
해당 플랫폼이 해외일 경우, 국제법·현지 법까지 고려해야 함
문제 3: 자산인지 저작물인지 모호한 경우 존재
메타버스 내 자산이 직접적으로 돈을 벌지 않더라도,
전시 작품, 아바타, 월드 등이 상속 대상이 될 수 있음
그러나 플랫폼 약관상 ‘저작권은 사용자에게 귀속되지만 제한’되는 경우 존재
이 경우 플랫폼 약관 vs 상속법 간 충돌 발생 가능성 있음
결론적으로, 메타버스 자산은 상속은 가능하지만,
접근권 확보와 증빙자료 확보 없이는 현실적으로 인계가 거의 불가능하다.
가상 부동산 상속을 위한 실전 준비 방법 3가지
가상 부동산이 실제 자산으로 인식되면서,
이제는 단순한 투자가 아닌 ‘유산 설계의 일부’로서 정리되어야 한다.
아래는 누구나 지금 바로 실행할 수 있는 가상 자산 상속 준비 실무 3단계다.
① 자산 목록화 + 시드니 보관
보유 중인 가상 부동산 플랫폼, 위치(URL), 가치(구입가/시장가) 정리
지갑 주소, 연결 이메일, 로그인 방법 기록
시드 구문 또는 개인 키를 종이에 인쇄해 암호화된 형태로 USB나 금고에 보관
예시 문서 항목:
플랫폼 자산 이름 지갑 주소 현재 가치 보관 위치
The Sandbox LAND #1421 0x123... ABC 약 200만원 USB 금고
② 유언장에 ‘가상 자산’ 항목 명시
유언장 내 별도로 ‘디지털 자산 목록’ 항목을 두고
가상 부동산 및 NFT 자산의 존재, 처리 방향, 상속인을 명확히 기록
“나는 디센트럴랜드 토지 2개를 자녀에게 상속하며,
해당 자산은 유지 후 5년 이내 매각하도록 한다”와 같은 지침 포함
③ 상속자 교육 또는 전달 설계
상속자가 디지털 자산에 대한 이해가 없을 경우,
최소한 ‘지갑 복구 방법’과 ‘자산 확인 방법’을 설명서나 영상으로 남기기
디지털 유언 서비스(예: Safe Beyond, Legacy Drawer) 활용도 고려
시드니는 비밀번호 관리자 앱에 보관하고, 마스터키만 공유하는 방식도 효과적
마무리: 가상 자산은 ‘새로운 부동산’, 준비한 사람만이 유산으로 남길 수 있다.
이제 부동산은 땅 위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가상 공간 속의 디지털 토지, 아바타, NFT, 메타버스 건물도 현실의 가치를 지닌 자산으로 진화했다.
그러나 그 자산은 준비 없이 남겨지면, **누구도 접근할 수 없는 ‘봉인된 유산’**이 되어버린다.
가상 부동산은 법적으로도, 기술적으로도
기존 상속 시스템이 따라가지 못하는 ‘새로운 자산’이다.
그래서 더더욱 지금이 중요하다.
지금 정리하지 않으면, 그 자산은 영영 사라진다.
계정 하나, 시드니 하나, 문서 하나가
당신의 가상 자산을 실제 유산으로 바꾸는 열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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